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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고흐의 수첩

과감하게 망설임없이

by 깡지그림 2022. 11. 3.

터널

터널 그림이 그렇다. 아무 생각없이 느낌에 의존해서 완성하다 보면 어느새 끝이 보인다.

추상화가 그러하다. 오로지 순간 순간의 느낌을 따라 여행한다. 계획하지 않아서 편하고 무섭기도 하다.

여행길에 지도 하나 없이 마냥 걷는다고 가정하면 비슷한 느낌일거다. 

그림을 그릴 때 보고 따라 그리는 것은 마음이 편한 편이다.

추상화 작업을 하는 것을 보면 쉬워보이고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보이지만 정말 아무 생각없이 그린다면 

쉬운 작업이 맞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화가들이 추상화 한 점을 완성하는데 무수히 많은 고뇌를 하고 완성을 한다.

결국에 캔버스에 담아야 하는 것은 화가의 메세지이므로.

메세지 없이 그냥 물감을 붓에 찍어 바른다면 쉽겠지만 작업이 그런 식으로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추상화는 매우 힘겨운 작업이다. 메세지를 잘 표현하더라도 화가가 아닌 그 누구도 한눈에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관객에게도 어려운 그림이 추상화이다. 내가 그린 터널 그림은 내 우울감이 그대로 표현되었다. 엉켜있고 마구 쳐발라진 

물감을 보면 그리는 때의 내 감정이 살아난다. 마구 엉켜있는 털실을 이리 저리 풀다가 도저히 안되어서 내려놓은 느낌이였다. 그래도 하다보면 풀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두 손에 실 뭉텅이를 잡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림을 그렸다.

아무도 저것이 터널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겠지만 내 마음속의 터널은 저런 형태와 색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미술은 참 재밌고 어렵다. 창작하는 과정은 고통과 기쁨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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